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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고비·마운자로 열풍에 식품업계에 고비가 찾아왔다고?

2026. 8. 31.

2026년 10월의 트렌드 미리보기 - EAT🍚

위고비 마운자로 GLP-1 비만치료제
생성형 AI로 제작된 이미지입니다.

피크 칼로리 시대, 위고비·마운자로가 이끄는 변화

‘피크 칼로리(Peak Calorie) 시대’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인류가 전 세계적으로 소비하는 총 칼로리의 양이 정점을 찍은 뒤 하락세로 돌아서는 현상을 의미하는데요. 역사상 처음으로 '인류가 의도적으로 덜 먹는 시대'에 접어들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변화를 이끄는 요인 중 하나는 위고비와 마운자로로 대표되는 GLP-1 계열 비만 치료제의 확산입니다. 약물로 식욕을 조절할 수 있게 되면서 음식 섭취량을 줄이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죠. 흥미로운 점은 위고비와 마운자로의 영향이 개인의 식탁을 넘어 식품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것인데요. ‘피크 칼로리 시대’라는 표현이 등장할 만큼 식품 소비 방식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어요.


위고비·마운자로 열풍, 얼마나 뜨겁길래?

출처: youtube 동공이 약사(@DongGong_yak)

그렇다면 GLP-1 계열 비만 치료제는 무엇이며, 어떻게 우리의 일상에 자리 잡게 되었을까요? 우리 몸은 음식을 섭취하면 장에서 여러 호르몬을 분비하는데요. 이 가운데 인슐린 분비를 조절하고 뇌에 포만감 신호를 보내는 호르몬 중 하나가 바로 GLP-1입니다.

GLP-1 계열 비만 치료제는 이 호르몬의 작용을 모방해 식욕을 조절하고 포만감을 오래 유지하도록 돕는 의약품으로, 처음에는 당뇨 치료제로 개발되었지만 체중 감량 효과가 뛰어나 비만 치료제로도 활용되기 시작했어요.

출처: 조선일보 (조선DB)

국내 GLP-1 계열 비만 치료제는 2024년 10월 위고비가 출시되면서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했습니다. 출시와 동시에 처방이 빠르게 늘어났고, 2025년 8월에는 마운자로까지 국내에 상륙하며 시장 경쟁이 한층 치열해졌는데요. 마운자로는 위고비보다 평균 20% 이상 높은 감량 효과를 앞세워 빠르게 시장을 추격했습니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2025년에는 국내 비만약 시장 규모가 1년 만에 3배 이상 성장해 8,195억 원을 넘어섰다고 해요.

올해 7월에는 위고비와 마운자로의 누적 처방 건수가 273만 건을 돌파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한편 올해 1월 미국에서는 주사제보다 복용이 편리한 ‘경구용 알약 위고비’도 출시되었는데요. 향후 알약 형태의 비만 치료제가 국내에도 도입된다면 관련 시장은 한층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출처: (1) 천연 위고비 관련 SNS 게시글 / (2) instagram (@readyitmag)

위고비와 마운자로가 큰 인기를 끌게 되면서 SNS에서도 화두에 오르기 시작했는데요. 비싼 비용과 부작용에 대한 우려로 위고비와 마운자로 사용을 망설이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는 '천연 위고비' 식단이 확산되었습니다. 실제 마운자로 대신 휴대폰 화면 속 마운자로를 주사처럼 맞는 시늉을 하는 '마음자로'가 유행하기도 했죠.

출처: (1) 위고비 관련 SNS 게시글 / (2) instagram (@mzbo_ok) / (3) instagram (@bvdmag)

이외에도 '위고비 대신 자린고비', '주먹자로'와 같은 밈이 생겨나는가 하면, 마운자로를 맞아도 식욕이 여전한 사람들이 '이긴자로'라는 말과 함께 화제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위고비와 마운자로는 단순한 비만 치료제를 넘어 하나의 SNS 밈이자 다이어트 트렌드로 자리 잡기 시작했습니다.


'덜 먹는' 소비자, 달라진 식품 선택 기준은?

주목할 점은 위고비와 마운자로가 소비자들이 음식을 대하는 태도까지 바꾸고 있다는 것입니다. 약물의 영향으로 식욕이 감소하면서 자연스럽게 먹는 음식의 ‘양’ 자체가 줄어들기 시작한 것이죠.

생성형 AI로 제작된 이미지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식품업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 식품기업 중 하나인 펩시코는 2023년 시가총액 고점 대비 지난해 말 약 600억 달러가 감소했고, 초콜릿 기업 허쉬 역시 같은 기간 약 100억 달러 줄었어요.

월마트도 GLP-1 계열 비만 치료제를 복용하는 고객들의 장바구니 규모가 줄어들고 있다고 공식적으로 언급했는데요. 이처럼 비만 치료제 확산과 식품 소비 감소의 연관성을 보여주는 데이터가 잇따르면서 식품업계는 비만 치료제에 따른 소비 감소를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구조적인 변화로 받아들이기 시작했습니다.

출처: youtube (@Mul-yak)

다만 먹는 양이 줄어들었다고 해서 식품 소비 자체가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소비자들은 비만 치료제에만 의존하기보다 건강한 식단을 함께 챙기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요. 적게 먹더라도 필요한 영양은 충분히 챙겨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한 끼를 먹더라도 무엇을 선택할지 더욱 꼼꼼하게 따지기 시작한 것이죠.

생성형 AI로 제작된 이미지입니다.

실제로 미국 코넬대 조사에 따르면 비만 치료제를 사용한 가구의 과자와 패스트푸드 소비는 각각 10%, 8% 감소한 반면, 신선 과일과 요거트, 고단백 제품 등 건강한 식품에 대한 지출은 늘어났습니다. 맛과 양을 우선하던 소비에서 영양과 건강을 고려하는 방향으로 무게 중심이 옮겨가고 있는 것입니다.

즉, 위고비와 마운자로의 확산은 단순히 사람들이 ‘덜 먹게 된’ 현상에 그치지 않습니다. 음식 소비의 양은 줄어들었지만, 무엇을 먹을지에 대한 기준은 오히려 까다로워지고 있는데요. 이러한 변화는 소비자들의 새로운 식습관으로 이어지는 동시에 식품업계에도 새로운 과제를 던지고 있습니다.


GLP-1 시대, '통합 웰니스'로 나아가는 식품업계

소비자들의 식품 선택 기준이 달라지면서 식품업계도 새로운 대응에 나서고 있습니다. 그중 가장 먼저 두드러진 변화는 적은 양으로도 필요한 영양을 채울 수 있는 제품의 확대인데요. 최근 식품 시장에서는 '영양 밀도'가 중요한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출처: tiktok (@ettoileu)

특히 단백질 음료 시장의 성장세가 눈에 띕니다. 단백질 RTD 음료* 시장은 연평균 81% 성장해 2025년 1,245억 원을 돌파했는데요. 과거 단백질 음료는 운동 후 근육을 만들기 위한 보충제라는 이미지가 강했지만, 최근에는 체중 관리와 식사 대용으로까지 소비 목적이 넓어지고 있어요. 비만 치료제 투약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근손실을 관리하고, 적은 양으로도 포만감을 오래 유지하려는 수요가 더해진 결과입니다.

* RTD 음료: 즉석에서 바로 마실 수 있는 음료

다만 'GLP-1 시대'의 식품 소비 변화는 단순히 단백질을 더 많이 먹는 데서 그치지 않았는데요. 식사량이 줄면서 필수 영양소를 보충하려는 것은 물론, 장 건강과 혈당 관리까지 함께 챙기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식품업계에서도 하나의 영양소나 기능에 집중하기보다 여러 건강 요소를 한 번에 관리할 수 있는 ‘통합 웰니스’ 제품에 주목하기 시작했어요.

해외에서는 이러한 움직임이 더욱 빠르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글로벌 식품기업 네슬레헬스사이언스는 비만 치료제 사용자가 놓치기 쉬운 영양소를 보완할 수 있는 제품을 선보이며 변화한 영양 수요에 대응하고 있는데요. 여러 자사 브랜드를 ‘GLP-1 체중관리 보완’ 제품군으로 묶는 한편, 단백질 20g을 담은 신규 브랜드도 출시했습니다.

출처: (1) 삼양식품 / (2) 대상웰라이프

국내 식품업계에서도 통합 웰니스를 겨냥한 제품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삼양식품은 대사 건강 기반 헬스케어 브랜드 ‘스핀들’을 선보이며 건강기능식품 시장에 진출했는데요. 동시에 단백질 16g과 식이섬유 4g을 담은 ‘탱글 프로틴파스타’를 출시하며 일반 식품에서도 영양 중심의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죠.

대상웰라이프는 균형영양식 '뉴케어 당플랜'을 선보이며 시장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뉴케어 당플랜은 당 섭취를 조절하면서도 단백질과 식이섬유 등 필요한 영양소를 함께 섭취할 수 있도록 설계된 제품인데요. 특정 영양소를 보충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혈당 관리와 영양 균형을 함께 고려한다는 점에서 통합 웰니스 흐름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적게 먹고 제대로 먹는 시대가 온다!

위고비와 마운자로의 확산과 함께 우리는 조금씩 ‘덜 먹는 시대’로 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음식 소비가 줄어든 자리를 새로운 소비 방식이 채우면서 식품업계 역시 변화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는데요. GLP-1 시대에 접어들면서 필요한 영양소를 충분히 챙기고 장 건강과 혈당 관리도 함께 고려하는 '통합 웰니스'가 새로운 식품 소비 기준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앞으로 우리의 식탁은 ‘얼마나 먹느냐’보다 ‘무엇을 어떻게 먹느냐’를 더욱 중요하게 여기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비만 치료제의 확산이 식사량뿐만 아니라 음식 선택의 기준과 식품업계의 제품 개발 방향까지 바꾸면서, ‘적게 먹고 제대로 챙겨 먹는’ 식문화가 새롭게 자리 잡게 될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