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3월의 트렌드 미리보기 - PLAY🛒

🖊️볼꾸🖊️ 성지로 떠오른 동대문종합시장의 풍경
최근 동대문종합시장 5층이 유난히 북적입니다. 다양한 모양과 디자인의 액세서리 부자재들 속에서 사람들이 찾는 건 다름 아닌 '볼펜' 이었는데요. 볼펜 꾸미기, 이른바 '볼꾸'를 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로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인산인해를 이룬다고 합니다. 볼꾸 열풍이 본격화되면서 2030 여성들뿐 아니라 초등학생, 그리고 아이와 함께 온 학부모들까지 유입이 넓어져 연령대도 훨씬 다양해졌고요.

인기 매장은 문을 열자마자 사람들이 몰려 통로가 막힐 정도로 붐비고, 경우에 따라 안전 요원이 교통정리를 할 만큼 혼잡해지기도 합니다. 특히 인기 있는 색상의 볼펜대나 특정 파츠는 금방 품절돼 재입고 공지를 기다려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오고요.


흥미로운 건 이곳이 단순히 물건을 '사는 곳'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파츠를 직접 비교해보고 손에 대보며 조합을 고민하는 과정 자체가 하나의 체험처럼 작동하면서, 자연스럽게 체류 시간이 길어지고 그 곳에서의 경험이 다시 사람들을 불러들이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어요.
이렇게 동대문을 들썩이게 만든 볼꾸는 단순한 문구 유행을 넘어, 커스터마이징 문화가 일상 속 물건으로 더 깊게 들어온 모습으로 볼 수 있어요.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하필 볼펜을 꾸미기 시작한 걸까요? 볼꾸가 빠르게 퍼진 이유와 볼꾸의 매력 포인트를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볼게요.
가장 일상적인 물건이 나의 '취향템'이 되다
볼꾸가 흥미로운 이유는, 꾸미기의 대상이 되는 물건이 다소 의외라는 점 아닐까요? 다이어리나 폰케이스처럼 '원래 꾸미는 물건'이 아니라 누구나 매일 쓰는 볼펜이 새로운 도화지가 되었다는 거죠. 볼펜은 크기가 작아 부담이 적고, 꾸민 결과가 손 안에서 바로 드러나며, 무엇보다 꾸민 뒤에도 실제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볼꾸의 방식은 단순합니다. 다양한 파츠를 넣기 좋게 만들어진 기본 볼펜 몸통을 고른 뒤에, 다양한 파츠를 골라 끼워 넣어 나만의 볼펜을 만드는 건데요. 볼펜 몸통은 보통 천 원 내외, 파츠는 몇 백원 대로 총 3~5천 원 정도의 가격에 커스텀 볼펜을 만들 수 있습니다. 그래서 볼꾸는 '단돈 몇 천 원으로 내 취향을 완성한다'는 의미에서 가성비와 가심비를 동시에 충족할 수 있는 거죠. 가격 부담이 낮으니 입문이 쉽고, 한 번 재미를 붙이면 다른 조합을 또 시도해보는 반복 소비도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누구나 재료만 있다면, 손재주가 없어도 쉽게 시도할 수 있다는 점도 큰 인기 요인입니다. 다꾸처럼 도구가 많거나 계획이 필요하지 않고, 아이템을 붙이는 것이 아니라 파츠를 끼우고 바꾸는 방식이라 잘못 조합해도 실패할 일이 없기 때문이죠. 결과물이 마음에 안 들면 다시 바꾸면 되기 때문에 즉각적으로 결과를 확인하며 만족감을 얻기 쉽습니다.
이렇게 꾸미면 기분이 좋거든요💞
기성품을 그대로 쓰기보다 내 취향을 담아 세상에 하나뿐인 아이템을 만드는 커스터마이징 문화는 Z세대 소비 트렌드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다꾸(다이어리 꾸미기)'가 개인의 기록을 자기만의 스타일로 꾸미는 흐름이었다면, 이후 '폴꾸(폴라로이드 꾸미기)', '탑꾸(포토카드 탑로더 꾸미기)', '백꾸(가방 꾸미기)' 처럼 꾸미기 대상이 점점 더 일상 속 물건으로 확장되어 왔죠. 최근에는 꾸미기의 영역이 다이어리, 포토카드 같은 문구류를 넘어 거울, 텀블러, 에어팟 케이스, 파우더 팩트 등 매일 들고 나디는 물건 전반으로 퍼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이렇게 내 물건을 내 취향으로 바꾸는 것에 열광할까요? 첫 번째 이유는 작은 물건으로도 확실한 자기표현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옷이나 가방처럼 큰 소비로 스타일을 드러내기보다, 생활 속 소품을 통해 내 취향을 더 보여주는 방식이 늘어나고 있어요. 남들이 알아볼 정도로 과하게 드러내지 않아도 손에 쥐거나 가방에서 꺼내는 순간 자연스럽게 취향을 보여줄 수 있어 부담이 적은 것도 장점이죠.
두 번째는 불확실한 일상 속에서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작은 영역을 가지고 싶어하는 심리와도 맞물립니다. 큰 계획이나 결과는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이 많지만 내 손의 물건은 내 취향대로 조합해서 완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꾸미기'는 작은 성취와도 연결됩니다. 내가 직접 고르고 조합한 물건에 더 애착이 생기는 것은 당연하고요.
마지막으로 꾸미기 트렌드는 콘텐츠화가 쉬운 소비라는 점에서도 확산되기 좋습니다. 커스터마이징은 과정 자체가 콘텐츠가 될 수 있는데요. 어떤 파츠를 골랐는지, 조합은 어떻게 했는지, 완성된 결과물이 어떤 모습인지를 사진과 영상으로 공유하기 좋습니다. 다른 사람의 조합을 보면서 영감을 얻고, 내 결과물을 업로드하면서 취향은 곧 놀이가 됩니다.
결국 볼꾸는 '볼펜을 꾸민다'라는 의외성으로 더 주목받았지만, 그 바탕에는 이미 일상 속 물건을 나만의 취향으로 바꾸려는 흐름이 깔려 있습니다. 작고 부담 없는 비용으로 실패 없이 즉각적인 만족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볼꾸는 단순 유행을 넘어 꾸미기 문화의 다음 단계로 확장되는 중입니다.
볼꾸 자체의 열기는 어느 순간 잦아질 수도 있어요. 하지만 중요한 건 커스터마이징을 향한 사람들의 욕구는 계속될 것이란 점이죠. 볼펜 외에도 일상 속 다양한 아이템이 새로운 꾸미기 대상으로 떠오르며 이어질 전망입니다.
'마케팅 캘린더 > 라이프스타일 트렌드'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추구미'를 세팅하는 시대, 향수 소비가 늘어난 이유 (0) | 2026.02.02 |
|---|---|
| 술 취하지 않는 선택, 소버 큐리어스(Sober Curious)가 바꾸는 소셜 라이프 (0) | 2026.02.02 |
| 공간을 경험하러 여행을 간다고? 전국 '인생샷' 미디어아트 총정리 (0) | 2026.01.02 |
| '경도 하실 분 구합니다' 장보기부터 술래잡기까지, 요즘 당근 모임은 여기까지 왔습니다 (0) | 2026.01.02 |
| 졸업식에서 꺼낸 필름카메라: MZ가 디지털 '완벽함' 대신 선택한 불완전함 (0) | 2026.01.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