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1월의 트렌드 미리보기 - DO✍🏻

미룬이들을 위한 모임이 있다고?
“집에 가면 진짜 할 일 해야지 😤”라고 마음 먹어 놓고 막상 집에 도착하면 누워버렸던 경험, 한 번씩 있지 않으신가요? 혼자서는 미룬이* 상태에서 벗어나기 더욱 어려운 것 같은데요.
| * 미룬이: '미루는 사람'을 뜻하는 말로, 노래 ‘미룬이’ 무대 영상이 SNS에서 화제가 되며 밈이 됨. |
그렇다면 ‘할 일 미루기’를 혼자만의 의지가 아닌 색다른 방법으로 극복할 수는 없을까요? 요즘은 그 방법으로 ‘어드민 나이트’가 떠오르고 있습니다. 어드민 나이트는 행정과 업무성 일을 뜻하는 어드민(Admin)과 나이트(Night)가 합쳐진 말로, 주로 저녁이나 밤 시간대에 한 공간에 모여 생활 속 밀린 일을 하는 모임을 의미해요. 국내에서는 ‘각자 할 일 하는 모임’을 줄여 ‘각할모’라고 부르기도 하죠.
어드민 나이트 이전에는 스터디윗미가 있었다 📝

어드민 나이트는 국내에서 올해 초부터 주목받기 시작해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러 사람이 모여 각자 해야 할 일을 하는 방식은 어드민 나이트 트렌드가 떠오르기 전부터 이미 우리의 일상 속에 자리 잡고 있었는데요.

대표적인 예시가 바로 ‘스터디윗미’입니다. 스터디윗미는 공부하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공유하거나 타인이 올린 공부 콘텐츠를 보며 함께 공부하는 방식의 공부법이에요.
스터디윗미는 모임 및 독서실 이용이 제한되었던 코로나 시기 때 더욱 성행했는데요. 실제로 2020년에는 화상 플랫폼 Zoom에 모여 실시간으로 공부하는 ‘줌독서실’ 콘텐츠가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친구끼리 줌을 켜고 각자 공부하는 ‘줌공’ 역시 코로나 시기 이후 일상적인 공부 방식으로 자리 잡았죠.
이처럼 스터디윗미가 주목받은 이유는 공부 효율성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인데요. 실제로 우리는 누군가와 같은 공간에 있거나 온라인으로 연결된 상태에서 집중력과 실행력을 얻을 수 있다고 해요. 이러한 심리적 효과를 ‘바디 더블링(Body Doubling)’이라고 합니다.


실시간이 아니어도 ‘함께 공부를 한다는 감각’을 주는 스터디윗미 콘텐츠가 꾸준히 사랑받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습니다. 크리에이터뿐만 아니라 아이돌들도 스터디윗미 콘텐츠를 업로드하거나 라이브 방송을 통해 공부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요. 팬들은 이를 통해 좋아하는 아이돌과 함께 공부하는 듯한 감각을 얻을 수 있죠.

흥미로운 점은 꼭 누군가와 함께 공부하거나 그 모습을 보는 게 아니어도 타인의 시선만으로 비슷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SNS에서는 이를 활용한 독일군 콘셉트의 영상이 공부 장려 영상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요. 영상의 형식은 간단합니다. 앵글은 고정되어 있고, 중간중간 독일군이 등장해 시청자가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감시하죠.

국내에서는 ‘단소 할아버지’ 콘셉트로 패러디 영상이 등장하는가 하면, 인강 강사가 1시간 동안 가만히 화면을 응시하는 ‘공부 자극’ 영상이 주목받기도 했어요.
이처럼 혼자 해야 할 일을 타인의 존재에 기대어 실행하는 방식은 이미 다양한 형태로 우리의 일상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어드민 나이트가 떠오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스터디윗미에서 어드민 나이트, '이것'이 달라졌다 👥

어드민 나이트 트렌드가 주목받는 이유 중 하나는 함께 할 일을 하는 상대와 '할 일'의 범위가 넓어졌다는 것입니다. 과거 스터디윗미는 친구나 지인처럼 이미 알고 있는 사람과 함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면, 요즘에는 각자의 할 일을 위해 처음 만나는 사람과도 모이기 시작했어요. 할 일 역시 공부뿐만 아니라 여행 계획 세우기, 가계부 작성하기 등 평소 미뤄왔던 일이라면 무엇이든 함께 할 수 있죠.


실제로 SNS와 커뮤니티에서는 어드민 나이트를 목적으로 사람을 모집하고 참여하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서로 어떤 관계를 맺는지보다 같은 시간과 공간에서 각자 미뤄왔던 일을 해결하는 것이 우선되는 거예요. 이러한 모임은 일회성부터 정기적인 모임까지 다양한 형태로 이어지고 있죠.
그렇다면 새로운 친목을 쌓는 것도 아닌데 굳이 ‘모르는 사람’과 ‘각자 할 일’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 배경에는 ‘혼자 있고 싶지만 완전히 혼자이고 싶지는 않은 마음’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깊은 대화나 적극적인 교류로 많은 에너지를 쏟을 여유는 없지만, 그렇다고 혼자만의 시간만 보내고 싶지도 않은 이들을 어드민 나이트가 ‘느슨한 연결’로 이어주는 것이죠.
이러한 모임 방식은 어드민 나이트만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올해는 함께 경찰과 도둑 게임을 하는 ‘경도 모임’부터 감자튀김을 먹기 위해 모이는 ‘감튀 모임’까지, 특정한 목적을 중심으로 사람들이 모이는 모습이 이어졌는데요. 깊은 친목을 목적으로 하지 않더라도 가볍게 함께할 수 있는 활동을 매개로 새로운 사람과 연결되는 모임이 계속 등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어드민 나이트 역시 이러한 흐름 속에서 각자의 할 일이라는 일상적인 활동이 새로운 만남의 계기가 된 사례로 보여요.


2030을 중심으로 어드민 나이트가 확산되면서 최근에는 이를 하나의 브랜드 경험으로 활용하는 사례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투썸플레이스는 크리에이터 ‘시골쥐’와 함께 한국의 야간자율학습을 접목한 어드민 나이트를 진행했는데요. 시골쥐가 야간자율학습 콘셉트의 모임을 주최하고, 투썸플레이스가 장소와 음료 및 디저트를 제공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콘셉트에 맞게 프로그램에도 야간자율학습의 요소가 반영되었는데요. 모임은 출석 체크를 시작으로 조회 시간, 1교시·2교시, 종례 순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참가자들이 교복을 입고 참여하거나 시골쥐가 자습 감독 선생님을 연상시키는 복장으로 감독관 역할을 맡는 등 콘셉트의 재미도 더해졌어요.


이번 모임은 투썸플레이스가 새롭게 선보인 커피 라인업을 자연스럽게 경험하는 자리이기도 했습니다. 저녁 시간대에도 커피를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도록 디카페인 제품군을 확대해 온 투썸플레이스는 참가자들에게 하프 카페인 콜드브루와 디카페인 콜드브루를 제공했는데요. 어드민 나이트라는 트렌드와 저녁 시간대의 카페 이용을 연결해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 속에서 자연스럽게 제품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한 것이죠.
어드민 나이트, 라이프스타일 변화가 만들어낸 트렌드
어드민 나이트가 완전히 새로운 트렌드인 것은 아닙니다.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따라 기존의 ‘함께 각자 할 일을 하는’ 방식이 새로운 형태로 확장된 사례라고 볼 수 있는데요.
최근 들어 부담이 덜한 '느슨한 연결'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모르는 사람과의 모임에 대한 수요도 늘어났기 때문이에요. 이러한 변화 속에서 밀린 일을 처리하면서 새로운 만남까지 가질 수 있는 어드민 나이트가 주목받게 된 것이죠. 앞으로는 또 어떤 일상 속 활동이 새로운 만남의 계기로 이어질지 지켜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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